2011/04/19 01:32

110419 _ 다시 제주! '올레길 8코스 #1 : 월평마을 -> 베릿네 오름' --- 일상/나들이/맛집



2011.04.17 ~ 04.20, 제주도 여행일정

04.17
올레길 9코스 (대평포구->귀자나무 숲길) -> 올레길 9코스 (안덕계곡->화순금 모래해변) -> 모슬포항 '덕승식당'

04.18
각제기국집 '돌하르방' -> 신비의 도로, 하가리 마을, 억새밭, 차귀도, 당산봉, 수월봉 화산쇄설암 -> 지인의 게스트하우스, 오렌지 다이어리 -> 생이기정 바당길, 추사관 -> 중문 말고기집 '중원'

04.19
올레길 8코스 (월평마을->베릿네 오름) -> 올레길 8코스 (중문->대평포구) -> 모슬포항 '덕승식당'

04.20
성산포 '우리봉 뚝배기' ->다랑쉬 오름 -> 김녕 미로공원, 메이즈 랜드 -> 아일랜드 조르바, '흑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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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등정을 위해 식구들 모두 아침 6시 20분쯤 호텔을 나왔다.
등반 예정 코스는 성판악 -> 관음사, 만약 체력이 안된다면 성판악 -> 성판악... 정말 체력이 안된다면 중도 포기.ㅎㅎㅎ
다소 쌀쌀한 날씨가 되어 최대한 보온을 하고 출발했으나 성판악 입구에서 안내하시는 분 말씀이
현재 진달래 대피소 기온이 영하 10도이며, 정상은 무려 영하 15도이고 게다가 4cm이상의 적설량으로
아이젠을 하지 않으면 등반이 무리라는 말씀에 그만... 우린 모두 발길을 돌렸다.
어머님이 무척 아쉬우셨을 듯. 혼자만이라면 그냥 올라가셔도 될텐데 어머님도 아이젠은 챙기지 않으셨다.
어쩔 수 없이 돌아서 바로 차선책으로 생각한 올레길 8코스로 향했다.
올레길 8코스 시작점은 한라산 성판악 휴게소에서 무려 40km 떨어진 곳.



어머님께서 이번 제주 여행에서 한라산에 꼭 오르고 싶어하셨는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한라산을 빠져 나온다.



아, 이 나무 터널이 뭐였더라... 봤는데 까먹었다.



정말 장관이더만.



한라산을 멀리서 보니 정상부근엔 구름이 뭉쳐 꼼짝도 안하더라. 눈이 내린 모습도 보이고.



7코스와 함께 가장 인기있는 올레길 중 하나인 8코스의 시작점은 월평마을 송이 슈퍼 앞이다.
다만...



이날 민성이가 속이 좋지 않아 아침부터 식사도 못하고 약만 먹고 트래킹을 시작했다는게 무척 걸렸다.
여차하면 코스를 이탈하기로 하고, 민성이에게도 절대 참지 말고 말하라고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우리 민성이 결국 완주.-_-;;;



8코스의 시작은 은근 지루하다. 포장길을 따라 좀 걷더라.



가다가... 약천사인가? 절도 지나고.



하지만 여기 선궷내부터는 놀라운 풍경을 만나게 된다.



비가 오면 하천 범람으로 우회해야 한다는데 비가 오면 8코스 걷질 마시길. 이 코스를 우회한다는 건 말이 안돼.




고라니인가... 이 아름다운 계곡으로 새가 유유자적 날아다니다가 내려 앉기도 하고,
정신이 몽롱할 정도로 비현실적인 일들이 마구 벌어지는 곳이 선궷내다.





다만... 민성군은 시작부터 힘이 빠져있다.
이때만 해도 완주는 커녕 곧 빠져야 하지 않나 싶었다.



선궤네의 물은 역시... 맑다.





신선놀음하기 딱 좋은 곳.



이따위 사진으로는 이곳의 느낌을 전달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남은 건 사진뿐이니.









선궷네는 이렇게 바다로 바로 합류한다.



쇠소깍이 바다로 바로 합류하듯 선궷네도 바다로 바로 합류.
그리고 8코스는 여기서 숲길로 빠진다.



요로코롬.



aipharos님이 웃는 이유는 이 바위가 길을 터무니없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
어머님, aipharos님, 민성군은 다 쉽게 지나갔지만 난 베낭을 벗지 않으면 바로 지나갈 수가 없었다. 으이그...



민성이가 갑자기 '아빠! 사람 발자국같아요!'라고 해서 보니 정말 사람 발자국같다.





이제 대포포구를 향해 걸어간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천혜의 경관을 만끽하기 위해 이 아래로 내려가본다.







구멍이 숭숭 뚫린 거뭇거뭇하면서도 묘하게 맑은 이 바위들은 재밌기까지 하다.











다시 길을 걷는다. 대포포구까지의 거리가 2.9km 지점이라는데 으이그...



이렇게 걸었는데 아직 3km도 못 왔다는 소리잖아.



개인적으로 올레길은 느림의 미학이 가치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적어도 처음 코스를 걷는 이들은 앞만 보고 빨리 걸을 생각일랑 말고, 천천히 주변 정경을 충분히 느끼면서 걷고,
반드시 어느 정도 걷다가 뒤돌아보는 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우린 그렇게 10코스를 무려 7시간 동안 걸었고, 9코스도 4시간이 넘었으며, 이번 8코스도 6시간 넘게 걸었다.





봐도봐도 놀라운 정경들.







드디어 대포포구 도착.
민성이가 속이 많이 괜찮아졌단다. 괜찮아진 정도가 아니라 자기 말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그러더니 야마카시... 흉내를 낸다.





속이 편해져서 원래의 쾌활한 모습으로 돌아오니 안심이 된다.
다만...
대포포구에서 아주 구역질나는 일을 당했는데, 화장실에 갔더니만 여자 화장실 앞에 아주머니들이 줄지어 서있더라.
아... 이런 또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있는거 아냐? 하는 마음으로
불길한 마음으로 화장실 문을 여는 동시에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사람있는데...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미 늦었다.
남자 소변변기에 한 아주머니가 뒤로 돌아서 바지를 내리고 일을 보고 있더라.
순간적으로 욕이 터져 나왔는데, 아주머니들 다 있는데서 '미친 거 아냐 정말!'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일부 몰지각한 아주머니들. 제발 남자 화장실 들락날락 거리지 마세요.
들어가더라도 좌변기를 이용하던지. 왜 문만 열면 보이는 소변기에서 엉덩이를 까고 일을 보냐고. 정말...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걷는다.
축구장 도착. 드뎌 3.7km.ㅋㅋㅋ
아직 12km는 더 가야한다.
마침 축구장 문이 열렸다.



이런 잔디구장을 밟아보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속도 좋아지고 그덕에 에너지도 보충한 민성군은 다시 파워업!



자... 이제부터 우리 식구들에겐 최악의 중문 코스다.
우린 이렇게 잘 조성된 유원지같은 길은 정말 질색이다.



주상절리대쪽을 지나 중문 관광단지를 지나는데 어찌나 지루하던지 정말...
저 앞에 '아프리카 미술관'이 보인다.
원래 이렇게 멀리 보이지 않는데 렌즈가 36mm 단렌즈이다보니...(환산화각)





민성이는 완벽하게 원기회복했다.
정말 다행이고, 또 고맙다.





주상절리대에서 스탬프를 찍고, 다시 고고.





이제 곧 씨에스 호텔을 지난다.



음... 그런데 씨에스 호텔은 전통 가옥 형태를 띈 독채 형식이라 한번쯤 묵어보고 싶더라.
어머님 친구분께서 자주 묵는 곳이라는데 으음...



베릿네 오름 앞 화장실 옆 벤치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아... 중문의 포장도로는 정말 곤혹스럽다.



자... 여기서 갈림길이 있다. 우측의 베릿네오름을 올라 전망대를 찍고 한참을 돌아내려오느냐,
아니면 그 코스를 모조리 생략하고 그냥 앞에 난 길로 내려가느냐...
우리에게 코스 생략이란 없어서 베릿네 오름으로 올라가기로 한다.
그런데 이 오름은... 경관을 위해 만든 느낌이 강하다. 올라가면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은 전망대 뿐.



게다가... 계단이다. 아주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ㅎㅎㅎ
계단보다는 경사로가 낫다. 정말 계단은 너무 힘들어.



올라가자...



어흑... 지친다.



우리에게 익숙한 능선을 따라 걸으며 조망하는 그런 오름이 아니라 이곳은 완전히 산책로로 마련된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릿네 오름을 올라야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그건 이런 경관때문이 결코 아니다.
저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베릿네 오름을 올라야하는 이유는 이 오름을 내려가면서 보게되는 경관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