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7 16:43

160924, 종로 '인디스페이스 최악의 하루', 한병철 '피로사회' --- 일상/나들이/맛집




광화문 몽로에서 점심을 잘 먹고 나와서 인디스페이스로 향했다.
인디스페이스 가기 전 교보문고에 들러 한병철 선생님의 '시간의 향기'를 구입하고 싶었는데... 품절.-_-;;;
그래서 아직도 읽어보지못한 '피로사회'를 구입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종로3가로 이동.
고작... 광화문 -> 종로3가인데 버스를 탄 이유는 너무 더워서.
더위에 엄청 약한 내가 긴팔을 입고 나왔으니... 에혀...





종로3가 서울극장 내에 위치한 독립영화관/예술영화관은 인디스페이스와 서울아트씨네마 이렇게 두군데가 있다.
두군데 모두 발권을 한곳에서 하고 있으며 인디스페이스는 전용 엘리베이터로 3층에서 내리면 된다.
지금 위 사진에서 보이는 곳은 서울아트씨네마 대기실.
여러 책들을 쉬면서 볼 수 있다.
내가 제 정신이었으면 좀 천천히 둘러봤을텐데... 이곳도 분명 에어컨은 켜져있는데 바깥보다 더 답답하리만치 더워서 난 거의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ㅎ
영화보러 올러갈 즈음이 거의 다 되서야 정신이 나더군.
인디스페이스 대기실은 더... 더웠음.








인디스페이스 상영관.
이곳저곳 독립영화 상영관을 가봤는데 인디스페이스는 처음이다.








이런 공간들이 죄다 후원에 의지해야만한다는 건 어찌보면 참... 서글픈 일이다.
사실 이런 공간이 얼마 되지도 않거든.
우린 뉴스를 통해 종종 이런 가치있는 공간들이 자금운용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문화적 다원성과 유연성이 심각하리만치 협소하고 경직된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숨통을 터주는 이런 공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왜 이리 부족한걸까.
600억 들여 만든 인천의 한 공원이 개점 휴업상태란다.
그 공원, 누가봐도 그 600억을 누군가의 아가리에 털어넣은 것이 분명하다 생각할 정도로 한심하고 형편없다.
박정희 우상화한답시고 구미에서 거의 1,900억을 쓸 예정이란다.
KIST에 박정희의 2m짜리 동상이 들어섰단다.
이따위 한심한 나라...라는 자괴감만 가득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이 나라엔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도둑놈들이 드글드글 끓는다.








인디스페이스.
앞좌석과의 간극도 정말 넓직한 편이고 스크린 시야 확보도 완벽하며 좌석도 충분히 편안한 꽤 괜찮은 공간이더라.
KUCINE도 그렇고 이런 곳도 그렇고...
자주 오고 싶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파주 직장, 인천 거주자의 현실은 이런 곳에 한번 온다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다.








영화는 대단히... 대단히 인상깊었다.
<한여름의 판타지아>에서 깊은 인상을 준 이와세 료.
그리고 요 몇년 사이 가장 눈에 띄는 한예리.
이 둘만으로도 충분히 보고싶어지는 영화.
와이프도 정말정말 보고 싶어하던 영화였다.








영화를 관통하는 정서가 대단히 섬세해서 여성 감독인 줄 알았는데 남성이었다.
동일한 공간을 캐릭터들이 오고가며 이야기가 한겹한겹 엇갈리고 쌓아올려지며 구조적으로 완성된다는 것이 마치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연상케하지만 이 영화는 훨씬 발랄하고 경쾌하며 감각적이다.
영화에 관해서는 분명 길게... 주제넘게 글을 쓸 생각이라 이 정도에서.
하지만,
영화의 막바지에 료헤이(이와세 료)가 던져주는 한방은 현실의 추래함, 어쩌면 짠함, -귀엽기까지 한 아수라장-의 느낌으로 점층적으로 쌓여간 이야기의 분위기와 완전히 분리된 듯한, 마치 판타지 영화와 같은 느낌을 선사하더라.
그가 읊어간 한시는 이와세 료의 목소리, 영상, 일본어가 주는 정갈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 한시가 주는 깊은 서정성이 맞물려 대단히 강렬한 인상을 준다.
거기에 이 즈음에서 보여주는 은희(한예리)의 아름다운 무용은 알프레드 디 수자의 시를 떠올리게한다. 정말 적극적으로 떠올리게 하지.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그리고... 권율의 연기도 인상적이었고 이희준씨의 그 엄청난 임팩트는 정말... ㅎㅎㅎ
'진실이 어떻게 진심을 이겨요?'
영화보다 정말 엄청 웃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차를 주차해놓은 홍대로 이동하려고 조금 걸었다.
그 엄청난 인파가 오고가는 종로3가 대로 바로 뒷골목인데... 이렇게 한산하다.
완전히 다른 공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사람 두명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이 길게 뻗어있다.
합정동에서도 보게 되었지만, 번화한 대로와 그 바로 뒷골목의 손님들의 면면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인디스페이스 가기 전 들른 교보문고에서 한병철 선생님의 <피로사회>를 구입했다.
난 창피하지만 아직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
사실 <시간의 향기>도 함께 구입하려고 한건데 재고가 없어서 이 책만 일단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