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7 16:28

160924, 점심 - 만원의 행복 '광화문 몽로' --- 일상/나들이/맛집




이번 주말은 와이프 생일 주간.
늘 못난 남편 응원해주고 늘 이해해주며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 와이프의 42번째 생일이 일요일.
선물도 없고, 그럴싸한 여행도 없지만, 토~일요일 맛있는 음식도 좀 먹고 영화도 보면서 즐기기로 했다.

점심은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로칸다 몽로의 2호점 '광화문 몽로'에서.
아무래도 서울 시내 차가 많이 막힐 것 같아 홍대쪽에 아예 주차를 해놓고 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왔는데 결과적으로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
교통체증이 정말 심각할 정도로 심하더라.
시청쪽에선 신호가 두번 바뀔 때까지 우리가 탄 버스가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기사님께서 차가 너무 막혀 꼼짝도 안하니 여기서 내리겠냐고 하시길래 내려서 천천히 걸어 광화문 몽로로 왔다.




광화문 몽로의 오픈은 12시.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11시 25분.
오픈까지 꽤 시간이 남아서 어쩌나...했는데 들어와 앉아있어도 된다고 하셔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창 테이블 세팅 중이었는데... 영업 시작도 전에 업장 들어오는 손님이야말로 진상이라는 생각을 우린 늘 하고 있는데... 딱 우리가 그 모양.








지난번엔 늦은 밤에 들렀었는데 이번엔 환한 낮시간에 들렀다.
박원춘 매니저님과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정말... 예상을 심하게 뛰어넘는 관심으로 인해 식자재 수급까지도 보통 일이 아닌 것 같더라. 당연한 일이지. 이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이라면.
9월 한정 점심메뉴 10,000원이라는 오프닝 특전 덕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만으로는 손님들의 폭발적인 방문이 모두 설명되진 않는다.
정상가격인 저녁에도 만석에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는 손님들이 부지기수니 말이지.
다만, 서교동 로칸다 몽로와 다른 점은 서교동 몽로의 경우 자리가 없다면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은 반면, 광화문 몽로의 경우는 만석이라고 하면 기다리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한다.
내 생각이지만 연인, 가족, 친구들끼리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서교동 몽로와 달리 광화문 몽로는 어디든 자리를 잡고 판을 벌여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기 때문아닐까...싶다.
서교동 몽로와 달리 광화문 몽로는 어디든 자리를 잡고 판을 벌여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기 때문아닐까...싶다.









아직 오픈 전이라 사진을 좀 찍었다.








낮 시간에 천천히 공간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더 대단히 꼼꼼하게 꾸며진 공간이란 생각이 들더라.








박원춘 매니저님.
편안하면서도 기분좋은 유머를 갖춘 분.
그런데 이 즈음 서교동 몽로의 이재호 매니저께서 들어오셨다.
점심영업이 없는 서교동 로칸다 몽로와 달리 광화문 몽로는 점심 영업을 하므로 도와주러 오신다고.
이재호 매니저님의 5살난 아들도 잠시 매장에 들렀는데 정말... 잘 생겼더군.
깊고 정말 맑다시피한 진한 검은 눈동자, 똘망똘망한 얼굴.
내 오죽하면 이재호 매니저님께 '사진 진짜 못찍으시는거네'라고 말을 했을까. (페북에 이재호 매니저께서 어쩌다 아드님 사진을 올리시는데 사진을 봐도 충분히 훈훈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로 보니 올리신 페북 사진은 너무 잘 안나온 거...)








주문을 받는 12시가 될 때까지,








천천히 광화문 몽로 매장 안을 둘러봤다.






















서교동 로칸다 몽로도 그렇고,
이번 오픈한 광화문 몽로도 그렇고... 사진에서 보이듯 대단히 오래된 빈티지 포스터들을 대단히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하나같이 오리지널인 듯 보이는데... (여쭤보지 않았다) 몽로가 이국적인 '이따리아' 료리의 형태를 갖추면서도 업장의 외형이나 요리의 성질은 상당히 한국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저 빈티지 포스터는 그 밸런스를 잡아주는 무게추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적어도 난 그렇게 느꼈다.








아... 내겐 그림의 떡같은 알콜들이구나.








엄청나게 몰려드는 손님들 치루느라 주방과 홀의 노고가 보통이 아닐 듯.








아직은 오픈 시간 전이라 한산...하다.








친구가 원래 합류할 계획이었는데 애당초 2인 예약만 하는 바람에...
우리끼리만 왔다.








오픈 시간 전인데 슬슬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Maurin Quina Le Puy, 식전주. 아니 식후주인가? 모르겠다.








이곳은 들어가서 왼편에 자리잡은 룸.
이동식 격벽을 다 열어놓으면,








이렇게 3개의 방 벽이 다 열려 다수의 인원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이제 주문을 받기 시작.








우린 테라스 자리에 앉았다.








9월 한정 점심 메뉴 '만원의 행복'.-_-;;;
다시 말하지만 9월에 한하여 점심식사 10,000원임.








배가 많이 고파졌다.ㅎ















영업 개시 시간이 임박하니...








스탭분들은 조금 더 분주해진다.








카레라이스 등장.
아...








이미 비주얼부터 무척 만족감을 준다.
기가막히게 잘 조리된 양고기와 시판용이 아닌! 커리를 올린 카레라이스.
일단 달지 않다. 맛이 강하지도 않다.
양고기는 잡내가 조금도 없어 이게 양고기인가 싶은데 보기보다 훨씬 촉촉한 느낌이 난다.
훌륭하다.
이런 맛이야말로 중독성 강한 맛이지.
그런데 난 양고기 풍미가 조금 더 확~ 올라왔음하는 바램이 있긴하다. 물론... 그리하면 대중적인 호오가 너무 지나치게 갈리겠지만.








푸타네스카.
포모도르 베이스에 엔초비를 듬뿍 올리고 가지 튀김을 얹은 정말 맛있는 파스타.








언제부턴가 울나라 음식점에서 내는 파스타들은 이렇게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진득한 맛에 집중하기보단 보다 더 트랜디한 맛에 집중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 점 때문인지, 아님 단순히 내 기호가 변했기 때문인지 요즘 통 맛있는 파스타를 만나보질 못했는데 얼마전 광화문 몽로에서 먹었던 까르보나라와 이 파스타, 푸타네스카가 그런 내 파스타 미각을 상당히 되살려준 느낌이다.
가지 튀김은 기존의 가지 치즈구이와 별개로 따로 메뉴화해도 좋을 정도로 인상적이며 제법 진하게 올라오는 엔초비 풍미는 진심 기가막히게 만족스럽다.
완전 내 취향.








맥주를 마시고 싶었는데 우리 둘다 아직은 건강상태가 메롱인데다가...
식사 후 인디스페이스에서 <최악의 하루>를 봐야했기에 산 펠리그리노 탄산수를 주문 (San Pellegrino)






이렇게 두 그릇을 비웠는데 뭔가 아쉬워서.
추가로 한 그릇 더.




먹어보지 못한 다른 메뉴들이 꽤 있지만, 지난번 와서 감탄에 감탄을 금치못한 까르보나라를 한번 더 먹어보기로 했다.








아... 정말 기가막히다.
음식을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밸런스' 운운한다는게 참 웃기는 일이지만 이 까르보나라를 입에 넣으면 맛의 밸런스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까르보나라...라고 하면 크림소스에 파스타가 풍덩 빠져있는 듯 보이지만 예전 박찬일 선생님께서 라꼼마 시절 선보였던 까르보나라는 정통 이태리 식으로 노른자를 넣고 비벼낸 스타일이었다.
정말 대단히 녹진하고 고소한 느낌이 일품이었지만 다소 뻑뻑한 느낌도 있긴 했는데 이번 까르보나라는 여전히 생크림등은 없으면서 예전의 그 약간 뻑뻑한 느낌을 없앤 밸런스 기가막힌 까르보나라다.
종종... 이 까르보나라를 '뻑뻑한 까르보나라'라고 부르는 분들이 실제 보이던데 그건 기존의 소스 가득한 한국식 까르보나라에 비교해서 그리 보이는 것 뿐인지 실제로는 하나도 뻑뻑하지 않다.

이렇게 잘 먹고 나왔다.
광화문 몽로... 만원의 행복.
우린 이것으로 종료.
다음부터는 정상 가격이 된 후에 올 것임.



*
박원춘 매니저님과 얘기해봤는데 9월 점심 한정 10,000원 행사는 이달 말까지이나 이후 정상가격이 되어도 지나칠 정도로 가격이 높게 책정되진 않을 거라고 한다.
대략적인 가격대를 듣긴 했는데 실제로 그 정도 가격이면 큰 부담은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