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815
목포 도착 / 컨티넨탈 호텔 투숙
140816
목포 갈비탕집 명신식당 --> 목포항 (新港) --> 팽목항 (진도항) --> 광주 커피랩 (Coffee Lab) --> 광주 의재 미술관 Part 1 of 2 (건축) --> 광주 의재 미술관 Part 2 of 2 (전시작품) --> 군산 월명옥,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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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400m 정도? 를 걸어올라가니 나오더라.

이제서야 왔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겪는 일종의 트라우마일텐데,
요즘 몇년 만에 보는 아름다운 하늘만 보면 '유가족들은 저 하늘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까...'하는 생각부터 먼저 든다.
아침에 고개를 푹...숙이고 머리를 감을 때 물이 얼굴로 흘러내리면 전에는 전혀 없었던 공포감같은게 밀려온다. 창피해서 말 못했지만, 자꾸 머리 속에 익사의 고통을 상상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얼마전부터는 머리감을 때 물이 얼굴로 흘러내리면 공포감이 밀려와 물을 잠그곤 한다.
지금은 최대한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머리를 감는다.
고작... 나같은 사람도 이 정도의 얕은 슬픔이 일상에 배어드는데 유가족들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면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진다.







가슴이 아파온다.



마음이 힘들었다. 그래도 난 사진찍을 여력이라도 있었지.
와이프는 정말 많이 울었다.
참담한 심정으로 많이 울어서인지 와이프는 어지러워 걷지 못하고 앉아 있었다.
그러다 내게 말하더라.
난 이렇게 어쩌다가 잠깐 힘들고 말지만 유가족들은 내내 이런 감정을 버텨야하는거 아니냐고.

힘들게 힘들게 버티던 내 감정이 여기서 터져버렸다.

aipharos님 말대로...
우리야 어쩌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아픔과 슬픔이지만,
이를 평생 짊어질 유가족들의 고통과 슬픔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할 말이 없다.
저 차가운 바다에서 숨진 이들을 생각하면 바다를 바라보기가 힘들어진다.
방파제 저 끝에서 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더라.
그 학생의 등 뒤를 부모님인듯 한 분들이 쓸어내려주셨다.
희생자의 가족일까? 아니면 친구를 바다에 묻어준 아이일까.


아무것도,
단 하나도 해결된게 없으면서 이제 세월호 사고는 힘드니 그만 이야기하자는 정치권과 일부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면 분노를 삭힐 수가 없다.
상식적으로 수사권/기소권을 용납할 수 없다는건 자신들에게 명백히 숨길 과오가 있다는 방증인데 이제 그만 이야기하자는 작자들은 망둥이 머리만도 못한 뇌용량인가...아님, 알고도 그만 이야기하자는 패배자들인가.
그리고...
팽목항은 관광지가 아니다.
우르르 교회 버스타고 코앞에서 내려서는 윤일병 참사를 얘기하며 '우리 때는 그 정도 맞는 건 당연했는데' 어쩌구 하면서 깔깔거리는 노인들을 보고 쌍욕을 해대고 싶었다.
덧글
여신같은 바다표범 2014/08/18 10:20 #
오랫만이네요. 여주 사는 두 딸 엄마 기억하세요? 버거비 알려주셔서 저희 아이들에게 '착한 아저씨'로 등록되어 있는...^^
그동안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 뵈면서도 인사는 못드렸어요.
팽목항 다녀오신 것 보고는 너무 반가워? 부랴부랴 이글루스 가입하고 인사드립니다. 제 주위에는 어쩐 일인지 거의 모두 보수일간지 편집장 같은
사람들 밖에 없어서 항상 혈압이 오르는 삶을 살거든요^^ 남편과는 생각이 일치하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살아요.
온라인이지만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게다가 팽목항까지 다녀오신 것에 경의를 표하고자 인사 드립니다.
저희 가족도 다녀오고 싶었으나, 애들 아빠의 바쁜 일정과 너무 멀어 엄두가 안나 안산에 가서 조문하고 오는 것으로 아픈 마음을 표현 했거든요.
갑자기 저도 아이들만 데리고라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불끈 일어나네요.
여주에는 요즘도 가끔 오세요? 식당들 업그레이드 해드려야겠다고 마음만 먹고 있네요.
게으른 아줌마 조만간 해보겠습니다.
일단 강천섬 안가보셨으면 한번 가보세요. '강천 매운탕'으로 네비 찍고 가시면 되구요, 유럽의 공원 분위기 나는, 오래 산책하기 좋은 곳이에요.
가들에는 은행나무와 단풍이 절경입니다. 자전거 길과도 연결되어 있구요.
a or A 2014/08/18 10:29 #
제가 아이들에게 '착한 아저씨'로 등록되어있군요. ㅎㅎㅎ
전 사실 시간이 흐르면 제겐 세월호 참사가 희미해질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더 크고 깊은 상처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겪고 있겠지만 일상의 즐거움 뒤에도 문득문득 세월호 관련 소식이 떠오르면 한없이 우울해지길 반복합니다.
마치 작은 트라우마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팽목항은 진작 가보고 싶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멀어요.
날을 잡지 않으면 휙 다녀올 수 없는 거리더라구요. 그래서 맘만 먹다가 연휴를 이용해 다녀왔습니다.
많이 힘들었어요. 저보다 와이프가 무척 힘들어했구요.
저희가 잠깐 느끼는 이런 슬픔마저도 힘에 겨운데 유가족들의 슬픔은 어떨지 상상이 안갑니다.
이날 가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이 자주 보이더군요.
여주에는 사실 거의...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님의 별장 비스무리한 집도 요즘은 통 안가고 있고 소비패턴도 바뀌어 여주 아울렛도 안간지 3년이 넘어가는 것 같아요.
만약 그 부근에 가면 안내해주신 집 꼭 들러보겠습니다. 그런데 강천매운탕을 제 지인에게도 들었던 것 같아요. 괜찮다고.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늘 행복하고 활치간 시간되세요!
sonnenblume 2014/08/18 10:26 #
'sonnenblume'가 제 이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