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8 13:14

<리갈하이/リーガル・ハイ> 시즌 1 중에서, 코미카도의 직설. --- movies/TV


리갈 하이 / リーガル・ハイ

2012년 4월 17일부터 6월 26일까지 일본 후지 TV를 통해 방송된 11부작 드라마.
2012~2013년을 뜨겁게 달군 사카이 마사토 주연.
한동안 일드는 보지도 않다가 우연한 기회에 <루즈벨트 게임>을 본 뒤 그 몰입도가 무척 인상적이어서 그 제작팀이 만들었던 2013년 일본 최고의 드라마라는 <한자와 나오키>를 보게 되었고, 이번엔 사카이 마사토의 매력에 빠져 그가 주연을 맡은 <리갈 하이>까지 보게 됨.-_-;;;
사카이 마사토는 일본에선 정말 오랜만에 보는 연기파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음.





오프닝이 대단히... 인상적.
<진격의 거인>?ㅎㅎㅎ







또다른 주연배우는 '가키'로 상당히 팬이 많은 아라가키 유이가 열연.
하지만 이 드라마는 사카이 마사토의, 사카이 마사토를 위한 드라마.







ㅎㅎㅎ



어제서야 시즌 1을 다 봤는데 확실히 9~10화가 대단히 인상적.
그동안 돈만 밝히고 냉정하기 짝이 없는, 만화적 캐릭터인 변호사 코미카도 켄스케(사카이 마사토)가 그동안 꼭꼭 숨겨놨던 사회적 비판을 거침없이 해대는 장면이 나온다.

9~10화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묶여있는데 대략적인 내용을 보면,
산과 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시골마을 '키누미'에 5년 전 대기업 센바의 화학공장이 들어선 후 마을에 남겨진 얼마 안되는 주민들이 이유없이 갑자기 사망하거나 암등으로 세상을 떠나는 일들이 생긴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능력있는 변호사를 통해 센바 그룹에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하고 코미카도에게 소송을 의뢰한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소송이라고들 얘기하지만 코미카도는 총액 5억엔 보상 및 공장 가동 중지를 얻어내겠다고 약속하고 센바 그룹과의 공방전에 들어간다.




이 장면은... 마을 주민들과 센바 그룹의 사전 조정 회담 장면.
키누미 마을(현 '미나미 몽블랑')에서 자란 쌀과 그 우물물을 센바 그룹 임원진에게 대접한다.
난 잘 기억이 안났는데 aipharos님이 바로 말해주더라. 이건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을 맡았던 <에린 브로코비치>에서도 나오는 장면이란다.
패러디를 한 듯.







10화에선 또다시 기가막힌 패러디 장면이 나온다.
코미카도와 대립하는 로펌의 수장 미키.
그가 갑자기 야경으로 넘실대는 창밖을 바라보더니...







이 짓을 한다.ㅎㅎㅎ
뿜었다.
이건 완벽하게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의 마지막 장면 아닌가?







일본의 영화 관계자들은 <달콤한 인생>을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 나도 우리나라 영화 중 한 손에 무조건 꼽는 영화지만.
일부 일본 영화 관계자는 한 인터뷰에서 '<달콤한 인생>같은 영화가 한국에서 나온게 분했다'라고까지 했지.
(이건 필름 2.0에서 과거 대담 기사가 나온 적 있다)


<리갈 하이> 에피소드 9~10의 백미는 바로 아래 장면이다.
센바 그룹과의 소송이 제대로 진행되기도 전에 마을 주민들이 돈 몇푼과 상품권을 받아들고선 '이제 그만하자'...라며 포기하자는 말이 나오자 코미카도가 참다참다 폭발하는 장면.
어지간한 책, 어지간한 강연보다 훨씬 쉽고 강렬하게 비수같이 가슴에 꽂히는 코미카도의 10분이 넘는 직설이 놀라운 무게감과 설득력으로 다가오는 장면.
어찌나 인상적이었냐하면.... 이렇게 일부러 동영상을 편집해서 올리게 만들더라.




비록 드라마의 한 장면이지만 성장 중심, 개발 중심의 신자유주의가 휩쓸어대는 우리나라의 현실도 이 영상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래도 망하면 경제가 위험하지...라며 알아서 대기업 쉴드쳐주고 그들의 수많은 횡포를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우리 사회,
자신의 권리가 경제논리와 기득권에 의해 짓밟히고 있음을 알면서도 자신은 무기력하다는 핑계로 모든걸 용인하고 합리화하려는 우리 사회,
개발의 온당한 의미와 궁극적인 목표와 담론은 다 차치하고 허울좋은 주민센터나 지어놓고 돈 몇푼 안겨주는 것으로 자기 할 바를 다했다고 오히려 큰소리치는 정부와 기업의 수많은 사업들(에너지 자립마을 사업도 포함)...
우리 현실에 대한 일갈이라고 얘기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

한번 보시라.